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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미디어 운동 저널 제 68 호

특집
독립(獨立) 인디스페이스의 시작을 기대하며!
독립(獨立) 인디스페이스의 시작을 기대하며!
 

독립(獨立) 인디스페이스의 시작을 기대하며!

 

원승환(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소장)

 

2007년 11월 8일부터 2009년 12월 31일까지 785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공식적으로 운영된 시간입니다. 공식 개관 전 시험운영 기간까지 합하면 822일이 되는군요. 운영 중단까지 앞으로 열흘도 남지 않은 시간입니다. 원고 청탁을 받은 지는 오래 되었지만 솔직히 인디스페이스에 대해 어떤 글을 써야할지 여전히 막막합니다. 글을 쓸 수나 있을까 싶네요. 꼭 써야한다고 해서 쓰겠다고는 했지만 이 청탁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독립영화전용관 운영 사업자의 공모제라는 변화와 제2전용관이라는 아리랑시네센터의 독립영화전용관 개관, 그리고 KOFA 시네마테크의 독립영화관 운영으로 독립영화전용관이 3개로 늘어나게 되는 시점에서 785일간의 인디스페이스 운영을 돌아보며 성과와 과제들을 짚어보겠다는 기획 아래, ‘독립영화전용관이 독립영화 배급, 상영, 독립영화 관객 커뮤니티 등에 미친 영향이나 성과 등을 정리하고, 2년 동안 운영을 하며 느꼈던 점들을 통해 앞으로의 독립영화전용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정리'하는 글을 편하게 써달라는 청탁이지만, 진심으로 편하게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업을 마무리해야하는 지금, ‘스스로 무엇이 성과였고 무엇이 과제다'라고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네요.

여담입니다만, 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전용관 사업 평가 지표를 만들기 위해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은 어떻게 평가해야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때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집행한 사람이 스스로 평가 지표를 만들고, 평가를 하고 과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불편할뿐더러, 지금이라는 시간의 평가는 너무 섣부른 것이 될 것 같아 지금 시기에는 인디스페이스에 대한 글을 더 쓰지 못하겠습니다.

이미 인디스페이스 소식지를 통해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 토해 놓아서, 그 글로 대체합니다.

2010년의 독립영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떤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아가고, 그 중 어떤 영화가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받게 될까요? 12월은 2009년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금세 다가오는 2010년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독립영화 제작자와 배급사들은 여러 영화들로 관객들을 찾아 나설 예정입니다. 인디스페이스는 12월 소식지를 통해 2010년 어떤 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아올 것인지 미리 소개해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되는 작품들도 있고, 아직 보지 못해 너무나 궁금한 영화들도 있네요. 개봉을 준비하는 많은 영화들이 관객과 행복한 만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밖에도 제작 중이거나 제작을 준비 중인 영화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미처 소개하지는 못했습니다만, 2010년에 완성되어 영화제 등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갈 새로운 영화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아울러 기대해 봅니다.

한 해를 마감하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입니다만, 인디스페이스는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 기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2007년 11월 8일, 인디스페이스의 개관 이전부터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파트너가 되어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의 모든 것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운영해왔습니다. 하지만 영진위가 2010년부터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사업자를 공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미 약정되어 있는 12월 31일까지만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을 함께 할 계획입니다. 현재 인디스페이스가 위치하고 있는 중앙시네마와의 공간 사용 계약 역시 같은 날 끝나게 되어 중앙시네마 3관에 위치한 인디스페이스는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에 의해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자를 공모해야한다는 정책 당국의 입장을 100% 공감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쪽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 정도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사업자 공모를 한다 하더라도 공모에 참여하여 계속 운영할 수도 있지 않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실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공모제로 전환된 이후, 독립영화전용관을 처음 기획할 때의 마음가짐과 계획들이 수용되는 민관의 파트너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공모제로의 전환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모 후 ‘1년'이라는 운영기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할 독립영화 진흥 정책이 지향해야할 방향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안타까운 근시안적인 정책 결정입니다. 누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의 새로운 운영자가 되더라도 ‘영화관 이전 개관'에 이어 사업을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하지만, 이보다는 2011년 사업자 공모를 미리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릴까 걱정입니다.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는 2007년 11월 8일부터 지금까지 인디스페이스를 기반으로 하여 ‘지속가능한 독립영화 상영, 배급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아까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인디스페이스 개관 이후 일상적으로 독립영화의 배급을 고민하고 시행하는 배급사들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하였고, 독립영화 배급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배급사의 숫자도 늘어났습니다. 이들과 독립영화 배급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험해 왔습니다. 그리고 인디스페이스가 아니면 개봉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영화들을 기획, 발굴, 지원하여 관객들 앞에 선보였습니다. 그 영화들이 인디스페이스가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관 개봉 상영에만 그치지 않고, DVD 제작과 판매, IPTV 서비스, 웹 다운로드 서비스 등 보다 많은 윈도를 통해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애써왔습니다. 어떤 영화들은 관객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고 어떤 영화들은 큰 호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이 모든 영화들이 자랑스럽고, 영화를 보러 오신 관객들 모두가 사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은 ‘영원히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갖추지 못할 사업'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습니다. 그것은 ‘독립영화는 관객들이 잘 보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으로 인해 독립영화가 자족적인 상영, 배급 구조를 갖춘다면, 공공 지원으로 운영되는 인디스페이스는 더 비상업적인 영화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업들에 관심을 가지고 상영하고 배급을 지원해야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수익이 크지 못할 것'이 아니라 ‘수익이 크게 하되, 만약 커진다면 다시 수익이 되지 않은 곳에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공적 지원을 받는 영화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운영을 위해 필요한 비용보다 수익은 보잘 것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해야 하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물질적인 보상은 매우 빈약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누가 운영 사업자가 되던 더 낮은 곳을 바라보며 공공지원의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을 진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소식지라는 지면을 통해 전해드리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너무나 고맙습니다. 더 잘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너무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영진위와 파트너로 만들어온 인디스페이스의 운영은 중단되지만, 인디스페이스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영진위와 같은 공적 지원에만 기대지 않고 홀로 일어서는(獨立) 인디스페이스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디스페이스가 상상한 일들, 추구한 가치들은 오래오래 다른 모양으로라도 이어갈 것입니다. 이것만큼은 기대하지 않고,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남은 1개월이지만,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으니 남은 시간 동안 이곳에서 더 함께 해 주세요. 그리고 이후에도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들 계속해서 이어가 주시길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바랍니다.

낯 뜨겁습니다만, 인디스페이스를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 인디스페이스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 독립영화의 제작진들, 영화로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인디스페이스가 선택하지 못했던 독립영화의 제작진들, 죄송한 마음 전해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모두 앞으로 전진해 나가시길 기대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즐겁게 살아갑시다. 인디스페이스의 소식지로 첫인사를 드린 것이 2007년 12월이네요. 2년이 지난 12월, ‘일단'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아울러 행복한 성탄도 되시고, 미리 2010년 새해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길 기대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에 즐거운 마음으로 또 뵈어요!

원승환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소장

INDIESPACE on Paper 마지막 인사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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