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론 수업은 가끔 재미있고 대부분은 지루하다. 지난 6월 15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7시경이 되면 미디액트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 책상이 모자라 다른 강의실에서 책상을 더 옮겨 온다. 소설 <상록수>의 야학을 보는 것 같다.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아이들은 없지만. 다 큰 어른들이 스물스물 30여명씩이나 모여 든 이유는 가끔 지루하고 대부분 재미있는 영화이론 수업 <김곡의 영화는 영화다> 때문이라고.

<김곡의 영화는 영화다> 강의는 미디액트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왔던 인기강좌다. 매 번 강좌를 오픈할 때마다 폭발적인 수강신청률을 자랑하며 재수강 삼수강을 거듭하는 수강생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는 족보 있는 강좌다. 듣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김곡 감독특유의 말솜씨와 재현-현존-표상, 이미지-풋티지-마스터 이미지, 베르그송의 <사유와 운동>, <창조적 진화>, 바쟁, 들뢰즈 등의 이야기를 두 시간 반 동안 듣고 있으면 정말 가끔 알겠고 대부분 모르겠다. 그러나 수업은 가끔 지루하고 대부분 재미있다. 김곡 감독은 수업 중간 중간에 자신이 가져온 책의 좋은 구절을 낭독해 주기도 하는데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남몰래 총각 선생님을 흠모하는 산골 소녀가 되는 듯 낭만적이다. 수업은 매 시간 영화이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 새롭고 즐겁다. 수강생들의 눈은 반짝 반짝 뜨겁게 빛나고 김곡 감독의 이마에선 연신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강의 목표처럼 ‘이 강의를 다 듣고 난 뒤, 소설 비평과도 같은 비평문을 저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 인가 나를 저주할 것인가는 두고 봐야겠지만.
강의 일시 : 6/15 - 8/3 매주 수요일 7시 30분
김곡의 영화는 영화다
강사 : 김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