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를 만나다 Cineastes
장현수 <라이방>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미래의 작가로 발돋움하고 있거나 꾸준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감독을 선정, 그들의 작품세계를 함께 느끼고 호흡하는 프로그램 ‘작가를 만나다’를 매달 선보이고 있습니다. 1월 상영작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이어 2월에도 올해로 개봉 십 주년을 맞는 <라이방>을 상영합니다. 더불어 작품을 연출한 장현수 감독과 주연배우를 초대, 10년 만에 다시 보는 영화에 대한 소회를 들어봅니다.
장현수 감독은 <걸어서 하늘까지>(1992)로 데뷔한 이래 <게임의 법칙>(1994) <본 투 킬>(1996) <남자의 향기>(1998) 등 주로 선 굵은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대표작이라 할만한 <라이방>(2001) 역시 그런 흐름 속에 있지만 생활밀착적인 이야기가 강조된다는 점에서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라이방>은 제목에서부터 그런 의도를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선글라스의 대명사격인 ‘레이-밴’의 한국적인 표기를 제목으로 삼음으로써 서민적인 이야기의 면모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공 역시도 우리 주변에서 쉬이 볼 수 있는 인물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총각 해곤(김해곤)과 베트남 참전 용사 출신의 학락(최학락), 그리고 유일한 대졸 출신의 준형(조준형)은 모두 택시기사입니다. 힘겨운 생활에 지친 이들의 유일한 낙이라면 호프집에 모여 술 한 잔 걸치면서 시시덕거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유희해내는 세 친구에게 별안간 위기가 닥칩니다. 해곤은 짝사랑하는 연변처녀가 나이 많은 노인에게 시집간다는 소식에, 학락은 숨겨놓은 딸의 유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준형은 막무가내로 전셋집을 요구하는 친형의 성화에 못 이겨 사면초가에 놓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선택은 돈 많은 동네 할머니 집을 털기로 의기투합합니다.
장현수 감독은 <라이방>을 일러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과시적이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무엇보다 소박하다는 점에서 관객의 눈높이에 허리숙인 영화라고 할 만합니다. 그만큼 덜 상업적이었던 <라이방>은 개봉 당시 1만 명 정도의 관객이 보는데 그쳤지만 ‘와라나고’ 운동의 중심에 설만큼 후에 더욱 너른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관객과의 교감이 극장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로 퍼져 영화의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점은 그 후 한국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하겠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라이방>을 통해 그 진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감독 | 장현수
한국영화아카데미 1기 수료 후 곽지균 감독의 연출부를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그후로도 오랫동안>(1989) <젊은 날의 초상>(1990) 등의 조감독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등의 각본을 거쳐 <걸어서 하늘까지>(1992)로 감독 데뷔했다. 탄탄한 이야기와 인상적인 액션신으로 호평을 받은 후 <게임의 법칙>(1994)과 <본 투 킬>(1996) 등을 발표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느와르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라이방>을 통해 좀 더 부드럽고 소박한 영화 만들기를 보여준 그는 로맨틱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연출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Filmography
(2004) <누구나 비밀은 있다> (2004) <라이방> (2000) <남자의 향기> (1998)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 가지 이유> (1996) <본 투 킬> (1996) <게임의 법칙> (1994) <걸어서 하늘까지> (1992) <위안> (1984)
* 상영작품 - 라이방 (2001 | 한국 | 91min | Color)
* 상영시간 - 2월 19일 (토) 저녁 7시
* 상영장소 -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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