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고 특수학급 3학년 1학기 미디어 교육 에세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영화! 우리의 솔직한 이야기!
미디액트 미디어교육 교사
석선영
작년에는 영상 기록으로 둔촌고 3학년 특수학급 미디어 교육에 참석하게 되었고 올 해는 미디어 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작년에는 특수학급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야 할 까? 하는 두려움과 과연 수업이 어떻게 진행 될까? 하는 호기심으로 내 생각만 많았지 아이들을 제대로 만나고 친해질 수 없었다. 또 카메라라는 간접적인 만남 때문이었을 까? 아이들과 깊게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올해는 교사로 참여하면서 아이들과 깊게 친해지고 아이들의 깊은 내면을 담을 수 있는 영상을 같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런 바람대로 올 해의 수업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고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는 창작 시간이었다.
수업의 첫 시간은 작년에 자신들이 만들었던 영화가 상영되는 장애인 영화제에 참석 하는 수업이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영화가 큰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것에 대해 뿌듯하게 느꼈다.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들이 만들고 싶은 영화
아이들은 오랫동안 미디어 교육에 참여해서 그런지(아이들은 2년째 방과후 수업으로 미디어 교육에 함께하고 있다) 마치 편안한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선생님과 인사하고 아주 익숙하게 수업에 참여했다.함께 교육한 시간이 많고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교사는 바로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이들은 교회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밴드 활동을 하고 있었고 둔촌고 아이들끼리 밴드를 만들어서 공연하는 모습을 영화로 담고 싶어 했다. 미디어 교육을 하는 것을 영화로 만들고 싶은 아이도 있고 학습도움실에서 자주 싸우는 친구 이야기, 사고 친 자신의 이야기 등이 나왔다. 00는 자신의 가출 이야기를 영화로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직업 겪었던 이야기라서 그런지 아주 신나게 수다를 떨며 재미있게 이야기 했다. 수업시간에 교실에서 이런 사고 친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 할 수 있는 시간이 영화 수업 시간 빼고는 없을 것이다.
이번 학기에는 너무 착하고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교육적인 영화가(그런 영화는 지금까지 너무 많이 만들었다) 아니라 아이들의 현실을 담아내는(욕을 하고 사고치는 내용이더라도) 영화를 만들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모님과의 인터뷰
이번 학기 때 특별히 기획된 부모님과의 인터뷰 수업에는 아이들이 직접 작성한 질문지를 가지고 부모님께 질문하고 대답하는 인터뷰 수업이 있었다. 아이들의 질문 중에 기억에 남는 건‘엄마 저를 낳고 행복했어요?’이다. 인터뷰 시간에는 3학년 학부모 상담이 있고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부모님께서 참석해주셨다.

처음에는 인터뷰하는 것을 쑥스러워하시며 안했으면 하는 의사를 많이 내비치셨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아들에 대한 사랑 표현을 부모님끼리 은근히 경쟁하시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셨다. 아이들은 인터뷰 질문지를 그대로 읽는 수준에 그쳤지만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성의 있고 애정을 가득 담아서 이야기 해주셨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그리고 자라면서 당신의 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거듭 이야기해주셨다. 아이들과 부모님은 카메라 앞에서 서로 대화를 하면서 평소 표현하지 못한“사랑한다”라는 말을 했고 그것을 서로 안고 하트를 그렸다. 아이들은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느끼며 인터뷰를 끝나고 나서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한동안 엄마와 아들은 꼭 손을 잡고 서로 안고 있었다.
일상에서 그냥 근성으로 지나치기 쉬운 서로의 대화가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 대화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다가가고 그 순간만큼 완전히 집중해서 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된 것 같다. 인터뷰 촬영 내내 아이들과 부모님 사이에서 흐르는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 '인터뷰’가 만들어낸 놀라운 힘이다.
우리들의 이야기-‘양복 입고 싶은 동국이’ , ‘즐거운 활화산’
1조는 00가 가출한 이야기가 채택이 됐다. 지금까지 가출 이야기는 반성해야 될 나쁜 일이었는데 그것을 영화로 만들어 지면 00는 어떤 느낌이 들까? 00는 모범생처럼 선생님들께 항상 웃고 예의 바르지만 습관적으로 한번 씩 가출을 하고 다친다. 모범생인 00와 사고치는 00의 내면이 분열 되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범생 00의 마음 속 에 우리가 알 지 못하는 뭔가가 겹겹이 쌓여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00가 스스로 검열해서 꽁꽁 감춰두었던 ‘그림자’를 ‘영화’를 통해서 드러내고 그것을 통합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2조는 예상대로 ‘밴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영화 ‘즐거운 인생’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모양이다. 나중에는 우리가 영화처럼 대규모로 여는 공연장을 연출할 수 없으니까 영화 장면에 자신의 얼굴만 오려서 합성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참 기발하다. 아이들이 밴드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흥분은 어떤 느낌일까? 아이들은 이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촬영시간에도에 필요한 소품과 의상을 아주 완벽하게 준비해왔다. 평소에는 준비물을 잘 잊어버리고 챙겨오지 않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영화에는 아주 열정적으로 준비해왔다. 2조는 전자기타, 사복 의상, 목걸이, 타투까지 완벽하게 준비 했고 즐겁게 촬영했다. 1조 또한 하나만 필요한 양복이었는데 아이들이 대부분‘양복’을 다 준비해왔다. 아이들은 아주 즐겁게 적극적으로 촬영을 했고 편집을 했다.
부모님과 함께한 시사회
00이는 학부모나 다른 관객들이 들어오면 리플렛을 나누어 주고 00이는 커피를 타주고 00수는 영상을 틀고 00는 불을 끄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은 사회를 맡았다. 각자의 역할을 아주 열심히 했다. 아이들은 들떠 있었다. 상영회가 끝나고 00이의 사회로 관객인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돌아다니면서 마이크를 건네는 방식으로 소감도 물어보고 작품에 대한 칭찬과 격려도 받을 수 있었다.
부모님들이 참석해서 아이들의 작품을 보고 격려해주는 부분이 참 좋았다. 아이들도 자신들이 즐겁게 만들었던 자신들의 작품을 학부모님과 다른 선생님과 함께 보는 것을 좋아했다. 00 아버지는 “양복 입고 싶은 동국이”영화를 보고 00에게 양복을 사줘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이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를 보면서 학부모님도 잠깐이나마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학부모님과의 인터뷰 영상을 볼 때는 학부모님과 아이들 모두 그 때의 기억에 잠시 잠기시는 것 같았다. 살면서 서로에게 짜증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서로에게 진솔하게 대화하고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했던 이 영상이 소중한 기억으로 그리고 현실로 계속 재생되길 바란다.
상영회가 끝나고 아이들이 한 달 동안 직장체험을 통해 번 돈으로 부보님과 선생님께 피자와 콜라를 쐈다. 00는 다음에 더 돈 많이 벌어서 더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졸업을 앞두고 곧 성인이 되는 우리친구들~ 2학기 고등학교 마지막 미디어수업에는 더 솔직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coming soon!!!!
